교과서와 화집으로만 봤던 대한민국 대표 명작 그림들의 잔치가 역대급으로 차려졌습니다. 고 이건희(1942~2020) 전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사들여 모았다가 그의 사후인 지난 4월 말 유족이 국가기관에 기증한 한국 고미술과 근‧현대미술 대표작들, 고대 고고학 유물들, 고문서와 고서들을 처음 한자리에 공개하는 전시가 21일부터 일제히 시작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 소격동 서울관 1전시실에 차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내년 3월13일까지)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서울 용산 본관 상설관 2층 서화실에 차린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9월26일까지)입니다. 수준 높은 예술품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고자 한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자 마련한 전시라고 박물관과 미술관 쪽은 밝혔습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증품들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을 통해 21일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겸재 정선의 인왕재색도 등 이 회장의 다양한 애장품을 직접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해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이미 한 달치 관람 예약이 매진되는 등 대중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20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날 오전 언론공개회를 통해 이 회장의 기증품들을 공개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중박)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국립현대미술관(국현·MMCA)도 21일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각각 21일부터 연다. 이 회장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를 서울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품은 9797건 2만1600여 점으로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금속, 도토기, 전적, 서화, 목가구 등을 포함합니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에선 45건 77점(국보·보물 28건 포함)이 전시됩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작품은 고인의 애장품으로 알려진 겸재 정선의 인왕재색도입니다. 1751년(영조27), 정선이 76세에 인왕산 구석구석을 자신감 있는 필치로 담아낸 최고 걸작으로 이 회장의 1회 수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9년까지 매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전시했던 작품을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당시 인왕산은 명승지가 아니였고, 정선에겐 그저 동네 뒷산이였지만 (정선은) 여느 유명한 산보다도 더 멋지게 그려냈다"며 "평생을 봐 온 인왕산이기에 그 누구보다 애정을 갖고 비오는 수성동 계곡을 비롯해 치마바위, 범바위 등 산의 구석구석을 담아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초기철기 시대 권력을 상징하는 '청동 방울'(국보 제255호), 삼국시대 금동불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일광삼존상'(국보 제134호) 등이 이번 특별전에서 공개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회장의 기증품 총 1488점 중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대표작 58점을 먼저 선보입니다. 특히 광복 이후 격동의 시기인 1950년대 대표작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온라인 예약 매진 행렬로 확인됐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온라인 예약을 19일 0시 오픈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30분마다 20명씩 입장할 수 있도록 예약을 받았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음달 18일까지의 티켓이 모두 마감됐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예약 가능한 이달 31일까지의 관람분이 전부 매진됐습니다. 미술관은 화, 목, 금, 일요일은 일당 8회차로 관람을 진행하고 야간 개장을 하는 수, 토요일은 일당 11회차를 엽니다. 회차당 관람 인원은 30명이며 관람 시간은 60분입니다. 해당 특별전은 내년 3월13일까지며 관람 예약은 2주 뒤까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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